영화

귀를 기울이면 (1995)

rir2 2019. 9. 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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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닿았던 장면

 

 "이제 책을 봐도 예전처럼 두근거리지 않아." 

- 내가 요즘 그래.. 기뻐도 마냥 기쁘지 않고, 슬퍼도 눈물도 나지 않고. 모든 일에 무뎌져 가는게 슬프다. 

 

 귀를 기울이면(1995)

  지브리 스튜디오

 

 요즘 유튜브에서는 이 작품을 배경삼아 노래들을 많이 올리더라. 나 또한 거기에 푹 빠져 있어서 많이 찾아 듣는다. 특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쓸때나... 혼자 일기를 쓸 때, 손톱 정리를 할 때 들으면 갑자기 내가 드라마 여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나 이 작품, 지브리의 95년작 '귀를 기울이면' 에는 좋은 장면들이 많다. 그 배경들이 이 작품에서 가져왔다는 걸 알았을 때 언젠가 꼭 이 작품을 보겠다! 라고 다짐해왔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 맨날 시간 없어서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같은 건 못봤는데 오늘은 작정하고 보기로 했다. 에어팟을 꽂고 침대에 누워서 둥가둥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ㅠㅠ

 진짜 오랜만에 아껴 보고 싶은 영화였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작품을 지브리 최애 작품으로 꼽는지 이해가 간다. 흑... 감동. 지브리 특유의 그 섬세한 감성을 좋아하는데, 배경음의 지나가는 차 소리까지 듣기 좋을 정도. 특히나 좋았던 점은, 소설이나 글 쓰는데 관심이 있어서 그런 소재를 다루면 환장하고 보는 편인데 무려 여기서 그걸 다뤄줬다는 것. (눈물)(감동) 내용은 간단히 말해 책에 관심 많은 중3 소녀 시즈쿠(?) 의 첫사랑 이야기다. 시즈쿠의 첫사랑 상대는 세이지, 라고 무려 바이올린 장인이 꿈인 아이다. 세이지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작 꿈도 정하지 못한 시즈쿠는 괜히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당차게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덕분에 시험 성적은 100등이나 떨어졌고, 가족들에게 털리는 와중에도 잠도 자지 않은 채 소설 쓰기에 매진. 시즈쿠의 첫작 '귀를 기울이면' 을 완성한다. 비록 세이지의 할아버지 말로는 '거칠고 솔직하고 세이지의 바이올린같았다' 고 하지만. 

 "시즈쿠의 막 떼어내기 시작한 원석을 똑똑히 봤단다." 라고 말해주는 다정한 할아버지. 

 나는 이 장면에서 정말 감동 받았다. 힘들었던 시절에 영화 위플래쉬를 수십번 돌려보며 나에게 채찍질 했듯이, 이제는 이 장면을 돌려보며 나를 다독여주고 싶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 나는 아직 원석에 불과하니까 반짝이는 고양이 눈이 되기 위해서는 섬세하게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고. 

 

 

시즈쿠와 세이지의 밤산책

 

 둘 다 서로의 첫사랑. 넘나 풋풋하고 싱그럽다. 세이지 이 녀석, 지브리 남주의 정석b. 둘이 얼른 결혼해버려라.

 

 

 

글쓰는 장면이 많아서 좋다

 

감성적이고 섬세한 풍경들

 

포근했던 세이지의 할아버지

 

 스무살 초반, 도서관에서 일하던 시절에 분명 이걸 본 것 같은데 왜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하다 여겼을까. 지금와서 보니 이렇게 와닿는데. 다시 삶에 지쳐서 힘들어질 때마다 꺼내봐야지 : )

  항상 매 순간마다 되새기지만 조급해 하지말고 천천히 하루하루를 갈고 닦자. 분명히 힘들겠지만 오늘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꼈던 것처럼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알면서 하려는 일을 묵묵히 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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