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w.백세희

rir2 2019. 9. 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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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w. 백세희

 

 

 독립출판의 기적이라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권도 아닌 2권을 읽어봤다. yes24 북클럽에 가입했는데 이 책을 읽고 싶어서 아무리 뒤져도 1권이 없더라. 2권은 있는데. 1권은 ebook으로 사서 읽어야 했다. 에세이가 순서가 무슨 상관이겠거니,하며 2권 부터 읽어보기로 결심. 제목만 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단순한 일상 에세이 인줄 알았다. 작가가 또 돈벌라고 우울한 감정에 끄적여봤겠지만, 어쨌든 공감이나 얻어보자,란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내 머릿속은 말 그대로 두둥. 이 책은 각잡고 읽어야된다. 일하면서 끼적끼적 볼만한 내용이 아니란 걸 직감했고, 기뻤다! 드디어 내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책을 찾은 것 같아서. 

 

 

 

 한동안 우울증이 너무나 심했다. 울고 짜증내고 폭식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십 대 후반의 안정되지 못한 돈벌이, 미래에 대한 막막함, 더이상 선택의 여지라고는 없을 만큼 한심하게 살아온 과거 등등이 겹치며 내 마음을 쥐새끼처럼 갉아먹어댔다. 여기서야 겨우 문장 한 줄로 이런 우울증이었다,라고 얘기하는 게 다 지만, 나도 그 곯아빠진 마음을 표현하려면 책 한 권은 써야할 거다. 스트레스가 커지자 무기력증이 찾아왔고, 무기력증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 자신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병신짓의 무한 반복. 

 그 때 운명처럼 나타난 구세주같은 이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 책은 일단 나처럼 우중충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잘 맞을 것 같다. 지나치게 밝은, 그러니까 자존감 자신감 빵빵한 사람이 읽는다면 공감은 커녕 되려 기분만 나빠질 것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에 이어 내 인생책 베스트 전당에 올려드리겠다.

 여튼 책에 대해서 말하자면 작가가 우울증을 앓으며 의사와 상담을 하고 그 상담 내용을 옮겨적은 형식의 에세이다. 작가가 힘들어하는 내용을 설명할 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공감가서 좋았다. 진심으로 이 책을 읽고 몇달 동안 지속됐던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책 내용 속에서 작가가 어떤 이유로(기억 안남) 우울감에 빠졌을 때 그걸 벗어나기 위해 혼자 묻고 답하기를 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사이코 드라마 기법과 비슷하다고 했었다. 사이코 드라마 기법이란 개인의 갈등 상황을 연기로 표현하여 치료하는 일종의 심리극이다. 근데 내가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기법으로 내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내 혼란스러운 마음을 작가가 대신 정리해서 의사선생님한테 얘기해주면, 또 의사선생님은 작가에게 그에 대해서 답변을 전하지만 마치 독자인 내가 상담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적고 있을 때 때마침 북클럽에 1편도 올라왔다. 1편은 아마도 아껴서 볼 것이다. 또 다시 힘들고 무기력해질 때 천천히 꺼내볼 생각이다. 당장 죽고 싶고 우울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 그래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까 이 책만이라도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 이제 난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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